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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산등반 조난빈발

동방삭동방삭 2009. 2. 3. 01:21
高山등반 '열풍'… 조난 빈발 '역풍'
"해외 고산 등반은 의욕만 앞선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30일 기상청장을 지낸 신경섭 한국산악회 기획이사가 미 매킨리산(해발 6,096㎙)에서 하산하던 중 실신해 숨졌다. 그는 등산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이었다.

지난달 초에는 백두산을 등정하던 서울지역 산악회원 2명이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무단 이탈했다가 실족사했고, 지난해 4월 에베레스트산에서 대구 K대 산악회장이 고산병으로 사망하는 등 해외 원정 등산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국내 등산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을 정도로 등산이 보편적인 레저활동으로 자리잡으면서 해외의 높은 산을 찾아 나서는 산악인이 늘고 있다.

에베레스트, 킬리만자로, 키나발루, 백두산 등 세계의 유명산을 찾아다니는 고산 등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해외 등산인구는 1만~2만 명 가량. 동네 산악회마다 1년에 1~2차례는 해외로 나가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여행사에는 등산객들의 관련 상품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 H여행사 관계자는 "해외 고산 등반 패키지는 매출이 매년 20~30% 증가하고 있어 좀처럼 불경기를 타지 않는 효자상품"이라고 말했다.

왜 이렇게 해외로 나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높이에 대한 갈망을 꼽는다. 해발 3,000㎙가 넘는 산을 정복함으로써 진정한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산은 많지만 높이가 기껏해야 2,000㎙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다 올라봤다는 자칭 '등산 전문가'들은 더 이상 국내 산행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국적 풍경에 대한 동경심과 호기심도 큰 이유다. 여러 매체를 통해 만년설과 고원이 펼쳐진 풍경을 접하다 보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내와는 크게 다른 환경의 산을 오르다 보면 자연히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산사태 등 불가항력 보다는 인위적인 사고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산병이다. 고산병은 높은 산에서 기압이 내려가면서 공기 속의 산소량이 감소해 두통, 구토,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바로 하산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우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 서울 K산악회 정모(56) 회장은 "목돈 들여 난생 처음으로 외국에 나갔는데 아까워서라도 올라가겠다고 고집 피우는 회원들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경란 한국등산중앙회 홍보이사는 "설악산 정상을 2시간 30분만에 오르는 전문 산악인도 불과 해발 3,500㎙ 지점에서 어지러워 등산을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무리 등산 장비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고산 등반은 단순히 의지나 정신력만으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다음산악회
글쓴이 : 머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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