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건강

등산식량.

동방삭동방삭 2010. 1. 27. 01:55

주먹밥․즉석 샌드위치․까나페․미숫가루 맛있게 즐기는 법

‘잘 먹는 것’은 분명 등산의 중요한 기술이다. 때문에 산에서 어떻게 먹느냐 하는 것은 산행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불볕 더위 속에 비지땀을 쏟으며 산행을 계속 하다보면 먹는다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는 암벽 등반의 경우 짐을 꾸릴 때부터 무게 때문에 갈등하게 된다.

그렇다고 식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창의적인 행동식 준비로 ‘맛있고 가벼운 산행’을 준비해 보자. 행동식이란 말 그대로 운행을 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조리가 필요 없는 먹거리를 뜻한다. 그러나 초콜릿이나 과자처럼 운행 도중 잠깐씩 꺼내 먹을 수 있는 간식과는 개념이 다르다. 적어도 한끼 식사로서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당일 산행의 경우 산의 들머리에서 김밥 한 줄 달랑 사 가지고 올라가기 쉽지만 음식물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적당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기온과 습도가 높을수록 부패속도가 빠르고 그 정도도 심해지는데 여름철 배낭 속에 넣어서 보관하는 행동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재료로 가능한 가공을 적게 하거나 즉석에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피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높은 열량을 낼 수 있고 또 산행으로 지친 심신의 입맛을 돋우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밥이나 빵, 떡, 과자와 같은 탄수화물 식품은 가장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하루 필요한 열량의 50~60%는 반드시 이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메뉴는 여러 산악인들이 경험을 토대로 추천한 행동식 가운데 탄수화물 식품을 위주로 만든 것들이다.

우선 밥을 이용한 행동식을 준비한다면 주먹밥을 권한다. 김밥은 상하기 쉬운 속 재료들 때문에 여름철에는 좋지 않다. 대신 소금과 식초, 깨소금으로 양념한 주먹밥에 장아찌를 곁들이면 훌륭한 행동식이 된다. 주먹밥 속에 미리 장아찌나 멸치볶음 등을 넣어서 만들면 먹기도 편하고 짐도 줄일 수 있어 좋다.

이때 식초는 음식의 보존성을 높이면서 입맛을 돋군다. 또한 간을 약간 짜게 하거나 장아찌를 곁들이면 땀으로 배출된 염분을 보충하기 좋은 메뉴다. 등산 중 땀으로 손실되는 염분 섭취를 위해 정제 소금을 따로 준비하기도 하지만 가능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오히려 심한 갈증을 부른다.

빵을 이용한 행동식으로는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바게트 샌드위치가 좋다. 바게트는 수분이 적어 보존성이 높고도 가벼워서 행동식으로 좋은 재료다. 길게 썰어온 바게트에 오이, 토마토 그리고 햄을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된다. 이때 햄은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캔 제품이 안전하지만 무게가 나가고 자르기가 불편하다.

이보다는 시중에 샌드위치용으로 나오는 비닐 팩에 든 슬라이스 햄을 냉동시켰다가 가져오면 점심때까지는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생 오이 대신 오이 피클을 준비하면 새콤하게 입맛을 돋굴 수도 있다. 토마토는 완전히 익지 않은 단단한 것으로 준비해서 먹기 직전에 둥근 모양으로 썰어서 빵 사이에 끼워 먹는다. 이때 모든 재료를 미리 씻어서 플라스틱 통에 담아 온다.

과자를 이용해 즉석에서 까나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참치 샐러드 통조림도 행동식으로 좋다. 시중에는 소금으로만 간이 된 담백한 크래커 위에 참치 샐러드를 발라먹을 수 있도록 참치 캔과 과자 그리고 작은 스푼이 함께 담긴 제품이 있다. 부피도 작고 가벼우면서 입맛을 돋우는 행동식으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오이를 얇게 저며 곁들이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미숫가루는 수분과 열량을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행동식이다. 미숫가루는 100그램으로 낼 수 있는 열량이 392킬로칼로리로 밥(142㎉)이나 식빵(296㎉)보다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이다. 여기에 설탕이나 꿀 같은 당분을 첨가해 먹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이때 미숫가루를 미리 타서 가져오는 것보다는 입구가 넓은 물병을 따로 준비해서 먹기 직전에 타 먹는 것이 신선하다. 미숫가루가 뭉치지 않고 고루 섞이게 하기 위해 각설탕을 준비하면 녹으면서 물을 휘젓는 역할을 해서 편리하다.

그러나 이런 행동식을 준비하는 데도 원칙이 필요하다. ‘각자 자기 먹을 분량만큼만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록파티 산악회 회장이자 코오롱등산학교 강사인 한동철(40세)씨는 “오랜 팀 산행의 경험에서 볼 때 대부분 행동식이나 간식이 너무 많이 남거나 아예 안 가져오는 사람들 때문에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기 장비를 챙기듯 행동식과 간식도 빠짐없이 정량을 준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등산은 산을 오르기 전, 산행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산동네 슈퍼에서 허겁지겁 과자 한 봉지, 김밥 한 줄 비닐 봉지에 둘둘 말아 배낭에 쑤셔 넣으며 출발하는 산행은 반환경적인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다양한 맛을 즐기기도 힘들다. 초콜릿이나 과자 등은 집에서 포장을 벗겨 여러 가지를 필요한 만큼만 골고루 섞어 잡주머니에 담아오고 그 밖의 식량들도 가능한 산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짐의 무게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다.

모든 운동들이 각각의 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식이요법을 쓰고, 마라톤의 경우는 경기 도중 직접 음식물을 섭취하기도 하지만 등산처럼 준비와 운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개인이 직접 책임져야 하는 것은 없다. 여느 스포츠와 달리 먹는 것 자체가 중요한 기술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홀드를 움켜쥐기 위해 훈련하듯 합리적인 등산 식량을 위해서도 조금만 더 투자한다면 한결 가볍고 활기찬 산행이 될 것이다. 꼼꼼하게 준비한 만큼 산행이 더욱 맛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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